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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티아의 재미난 이야기/센티아의 일상

홀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이화원]


어제 훌쩍 가평으로 떠나 자라섬으로 갔습니다. 이화원이라는 곳에 커피나무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죠. 원래 움직이는 걸 싫어하는 성격에, 워낙 소극적이라 이렇게 혼자 어딘가로 가본다는 것에는 참 많은 용기가 필요했었지요.


날씨도 그다지 맑지도 않고, 꽤나 쌀쌀하더군요. 어쨌든 용기내어 시작한 길 어디 한번 끝까지 가보자! 스스로를 다독이며 열심히 걸었습니다.


이화원으로 향하던 길에 저를 붙잡으시며 말을 건네시던 다정한 이태수님 커플. 사진을 찍느냐 물으시기에 그냥 취미삼아 찍어보기 시작했다 말했지요.(카메라도 잘 못다루는데 말입니다. DSLR때문에 뭔가 오해하신 듯 하하;;) 그랬더니, 혹시 나중에 사진을 보내줄 수 없겠느냐고 하시더군요. 흔쾌히 그러겠다 말씀드렸지요. 대신 솜씨가 없으니 사진이 형편없더라도 양해해달라 부탁드렸답니다.


이화원으로 가는 길은 사진에 보시는 바와 같이 푹신푹신한 잔디(?)가 조금 깔린 흙길이었답니다. 좀 젖어서 너무도 푹신푹신한 느낌에 왠지 발걸음이 점점 가벼워지는 것만 같았지요. 이화원으로 향하는 길이 마치 푹신한 카펫이라도 깔려있는 기분이었습니다.


길가로 무언가 멋들어진 정자가 하나 보입니다. 대체 저곳은 뭐하는 곳일까요? '저기에도 한번 가봐야겠다' 하고 생각했지요.


이화원 앞에는 저런 것도 있나봅니다. 오토캠핑사이트! 날이 좀 따뜻해지면 친구들과 함께 찾아와도 좋은 추억거리가 될 것 같은데요? 혹은 여자친구라도 생기면 같이 와도 될 것 같습니다.


드디어 이화원 도착! 입장료가 3000원이라는군요. 뭐 그정도면 싼 가격이니 별 부담없이 냉큼 표를 끊고 들어갔답니다.


알고보니 밖에서 봤던 그 멋들어진 정자는 이화원 내부에 있던 것이더군요. 그것도 모르고, 괜히 맘만 설레었습니다. 뭔가 손해 본 느낌이..!


와우 이화원 내부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던 엄청나게 많은 식물들과 멋진 탁자와 의자들. 게다가 쌀쌀한 몸이 따뜻하게 덥혀지는 것이 너무나도 포근합니다. 고생해서 온 보람이 있는 듯 하군요.


시간의 흐름이 정지한 듯 오래된 농기구들도 보입니다.


그리고 옛 건물의 방도 훔쳐볼 수 있었지요. 저 앞에 보이는 도자기는 요강인 것 같더군요.


역시 남의 집 구경할 땐 부엌을 꼭 확인해 봐야겠지요. 당장이라도 저 아궁이에 불을 피워 밥이라도 해먹고 싶어질 정도로 훈훈해 보이는 부엌이었습니다.


좀 더 안으로 들어가볼까요? 그동안 칙칙한 건물들만 보아오던 눈이 호강을 합니다. 온통 초록 빛깔인 것이 아무래도 이화원에는 봄이 먼저 찾아왔나 봅니다.

           


맑은 물도 졸졸 흐르고, 모형이지만 악어도 보이는 이 곳은 커피 나무가 있는 열대 지역입니다.

     


예쁘게 꽃도 피어있습니다. 정말로 이화원에는 봄이 먼저 찾아온 것이 틀림없는 것 같지요?


안그래도, 커피나무 찾아다니다보니, 커피 생각이 간절했는데, 관람권 가진 사람한테 무료로 차를 제공한다네요. 게다가 특이하게도 홍삼과 커피를 혼합했다는군요. 자체 개발했다는데, 어떤 맛이 날지 궁금하네요.

           


제공되는 차 종류는 많지는 않았습니다. 홍삼 커피와 유자차, 그리고 백련차 이렇게 세 가지였지요. 하지만 티켓이 있다면 무료라는거~! 공짜 완전 좋지요. 히힛.



공짜라 그런가? 사람들 줄 섰습니다. 저도 얼른 가서 줄 서야겠네요.


줄을 서다가 드디어 커피 나무 발견! 오호라, 네가 커피 나무로구나! 지금 저기 가지에 매달린 콩알만한 것들이 전부다 커피 원두입니다. 아직 익지 않아 녹빛깔을 내지만 커피 원두가 다 익으면 예쁜 와인빛깔로 변한다고 하네요. 커피 나무를 실제로 눈으로 보니 정말 신기하네요. 생각보다 크지도 않고 말입니다.

        


줄이 길어 좀 걸리긴 했지만, 그래도 금방 금방 줄이 줄어들더군요. 어디 어떤 맛인가 맛이나 좀 볼까요?

음.. 홍삼 커피를 마셔보니 그 향과 맛은 시중의 커피처럼 그리 진하진 않았습니다. 시중의 커피들보다 향과 맛이 좀 연해서, 아이들에게 맛을 보여주기도 괜찮을 듯 했지요. 하지만, 커피 맛은 제법 좋았습니다. 마시면서 드는 느낌은 뭐랄까 '한 모금에도 배가 부른 느낌'이랄까요? 간절히 커피 생각이 나던 것을 충분히 충족시켜주었지요.
 
게다가 홍삼 맛이 강하지 않다고 당부의 글이 쓰여있던 것과 다르게 찬찬히 한 모금 입안에 굴려보니 홍삼의 향도 커피 향과 어우러져 조금씩 그 존재감을 드러내더군요. 묘한 느낌이었습니다. 커피와 홍삼의 조합이 생각보다 잘 어울리더군요.



유자입니다. 차로 끓이면 감기에 좋다고 하지요. 실제로 나무에 열려있는 유자는 처음 봤는데, 마치 귤같지 않나요? 그 크기도 귤하고 비슷해서 전 처음에 왠 귤나무가 있나 했답니다.

           


이자원은 정말 잘 꾸며놓았더군요. 너무 너무 예쁘고 아름다운 모습들에 황홀해져 이 곳 저 곳 눈을 빼앗겨 이자원에서 머무른 시간이 어느새 훌쩍 지나가 이자원에 찾아 들어온 지 4시간이 다 되어갑니다. 원래는 남이섬에도 가볼 생각이었는데, 아무래도 그건 포기해야했지요.

    


그러니, 이화원을 좀 더 둘러보기로 했지요. 안에서 실컷 돌아다녔으니 이제 밖은 어떤가 둘러볼 차례 아니겠어요?

       


그러나 안타깝게도 밖은 아직 별로 볼거리는 없더군요. 왠 강아지들이 보이길래 워낙 동물을 좋아하는지라 헤벌쭉거리며 보았더랬는데, 쬐깐한 것들이 성깔이 보통이 아닙니다. '왕왕'대고 짖어대는 건 보통이고 저기 누런 놈은 아예 대놓고 와서 이빨을 드러내더군요.

그러나 센티아 가라사대, "짖는 멍멍이치고 용맹한 개 드물다."고 그냥 가만히 눈 마주치고 보았더니 도망가더군요. 안갔으면 아마 꼼짝도 못하고 지금도 거기 가만히 서 있었을지도 모르겠군요.


끝으로 이화원에 대한 설명을 올려봅니다. 아직은 쌀쌀해서 지금 가평으로 가시면 조금쯤 고생하실 수도 있으니, 좀 더 따뜻해져서 완연한 봄이 오면 한번 찾아가 보시는 것을 어떠실런지요.


[ 추가적으로 나중에 올리지 않은 사진들과 아이리스 촬영장, 쁘띠프랑스에 다녀온 이야기도 올려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