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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티아의 심리 이야기/센티아의 심리학 창고

센티아의 심리상담사 걸음마 다이어리 '제 1편'


센티아의 심리상담사 걸음마 다이어리 '제 1편'

열어가며

최근에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던 아끼는 동생이자, 친구인 한 아이의 상담을 위한 검사 과정을 거치면서 그 동안에 배움을 위한 검사가 아니라 상담사로서의 마음가짐으로 진지하게 접하게 된 검사가 저에게 주는 무게감과 더불어 여러가지 다양한 고민거리들을 함께 가져다 주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좋은 기회를 그냥 버려두기에는 너무나도 아까워 마음껏 고민도 해보고 개선해보고자 아둥바둥 나름대로 발버둥을 쳐보기로 결심하고 이렇게 블로그를 통해 포스팅을 작성하기로 하였습니다. (아무래도 블로그 포스팅이 공부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였던 것 같습니다. 일종의 기록장같은 느낌이랄까요? 덩달아 응원도 받을 수 있으니 ^^ 일석 이조가 아닌가 싶습니다.)

 


첫째, 무경험의 풋내기 상담자가 갖추어야 할 마음가짐

가장 처음 내담자와의 접점에서 은연중에 던진 은근한 도움요청을 놓치지 않고(오지랍 스킬 발동) 도와줄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내가 도와주겠다고 덥석 그 손을 잡아챘던 것은 반 정도는 진심으로 도와주겠다는 마음이었지만 그 절반은 내 미래를 위한 욕심때문이었음을 뒤늦게 깨닫게 되었지요. 그게 옳은 것인가 그른 것인가에 대해서는 사실 지금도 풀리지 않은 문제로 남아 있지만 그것은 좀 더 뒤로 미루어 두기로 했습니다. 이왕 도와주기로 한 것인만큼 그리고 진심으로 시작한 첫상담이 될 지도 모르는 검사 과정인만큼 최선을 다해보겠다는 마음으로 전심을 가다듬었지요.

그러고 나니 내담자가 제게 했던 말 중에 한 마디가 유독 생각이 납니다.

"그래,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혹시 모르니 네가 한번 도와줘봐라."

믿음을 먼저 줘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담자로서 자신감이 있어야한다.


둘째, 내담자의 안정감, 경청 - 그리고 상담자로서의 자세

상담자는 치료자이지 조언자가 아닙니다. 생각해보면 그 동안 상담 공부를 하기 전에도 친구들, 후배, 선배, 때때로는 일터에서의 아저씨들 등에게 고민거리들에 대해 참 많이도 들어주고 함께 문제를 풀어가보려 생각도 하고 조언도 했었지만 실제적으로 그들이 그에 대해서 얼마만큼이나 큰 지지를 받았을지는 좀 의문이 듭니다. 종종 소 뒷걸음치다 쥐잡듯이 그러한 과정 중에 큰 지지를 받아 고마움을 표시한 이들도 몇 몇은 있었지만 사실 그 수는 손에 꼽을 정도이지요.

실제로 내담자는 유익한 조언과 따뜻한 공감을 얻지 못해서 상담자를 찾아 오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신동렬 편저. 복지. 상담사가 쓴 21C 상담의 이론과 실제 P17)

따라서 이제는 조언자가 아니라 상담자로서 경청을 해야하기에 바뀐 입장상황에 적응해야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문제는 몸에 배이다 싶을정도로 이야기를 듣는 내내 곱씹으며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에 대해 한번씩 고민해보는 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는 것이었지요. 이론은 알지만 실제에서 적용하기가 생각보다 힘이 든다는 사실을 알게 된 계기가 되었지요.

예를 들어 이런 식이란 말이지요. 머리로는 적극적이고 진심어린 공감, 그리고 수용적인 태도를 취해야 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지만 현실에서의 저의 모습은 적극적으로 경청을 하고 있지만 머릿속에서는 열심히 "그건 좀 네가 잘못한 것 같은데, 이렇게 했으면 보다 나았을 것 같은데." "아, 그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좀 더 상대방 입장도 이해를 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네."와 같은 다양한 생각들이 반사적으로 치켜 들고 있는 것이었지요.

이 부분에서 왜 상담자가 경청에 대해 배워야 하는지에 대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위와 같은 생각들 중에 저도 모르게 튀어 나온 몇 가지 답변에 대해서 반응은 쉽게 예상할 수 있듯 수용보다는 반발이 앞섰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신뢰 관계 형성과 그에 따른 '라포'형성에는 매우 마이너스적인 영향을 줬음은 분명한 사실이지요. 다만, 상담자의 입장에서 진실을 내담자에게 인지 시켜주는 것과 조언자의 입장에서 조언을 하는 것에 대한 분별은 확실하게 해야겠다는 생각도 역시 들었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첫번째 검사 과정에서 먼저 긴장을 풀고 탐색을 위한 대화 과정에서 생각보다 쉽게 마음을 열고 쉽사리 이야기하지 못할 수도 있는 이야기들을 술술 풀어내었던 내담자에게 충분한 수용과 공감을 해주지 못했다는 것이지요. 


셋째,  말하는 스킬, 유머, 분위기 - 상담자의 효율적인 밀고 당기기

연애에서도 밀고 당기기가 필요하듯 상담에서도 밀고 당기기가 상당히 필요한 것 같더군요. 내담자에 따라 이야기를 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술술 이야기가 풀려나가기 시작하자 중간 중간 질문 몇 가지만 던져 주만 끊이지 않고 이야기가 진행이 되더이다. 다만, 이야기가 길어지면 길어질 수록 정작 필요한 내용에서는 다소 거리가 멀어지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이것을 조율하는 것이 상담자로서의 역할이었던 것이지요. 최초의 탐색 과정인만큼 가능한한 많은 정보가 필요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에 비해 아직은 필요하지 않은 정보들까지 접하게 되어 머릿속에서 정리하기가 상당히 곤란스러워진 것입니다. 

그리고 내담자가 제게 상담 끝자락에 던진 한 마디에서 아차, 싶은 부분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이런 것입니다.

"넌 다 좋은데, 말하는 게 꼭 국어책 읽는 것 같아서 지루해."

바로 이 부분에서 학실해 진것은 제 첫번째 상담(검사, 탐색)과정에서의 주도권은 제가 쥐고 있던 것이 아니라 내담자쪽에서 쥐고 있었다는 것이지요. 처음 긴장 상태는 분명 내담자가 가지고 있었지만 어느새 그 긴장 상태는 제 쪽으로 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상당히 긴장하고 있었고, 검사가 다 끝날 무렵 무척 지쳐버린 제 자신을 발견해버렸지요.


정리 : 풀어내야 할 숙제들

오래 고민해봐야 소용없겠지요? 처음 시작하자마자 제게 부족한 점들이 너무나도 많이 발견되어 아, 내가 지금 이만큼의 위치에 서 있구나. 라는 것을 절실히 느낀만큼 풀어나가야 될 숙제의 양도 그만큼 늘어난 것일 뿐입니다.

상담에 필요한 지식, 소양들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공부를 통하여 익힐 수 있지만, 머리로 이해한 것과 몸으로 피부로 느끼는 것은 새삼 다르다는 것에 대해서는 '역시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찌 보면 같을 수도 있고 말입니다.

우선적으로 저는 마음가짐부터 바로잡아야 할 필요성이 있을 듯 합니다. 본래 자존감이 좀 낮게 나왔던 저인지라, 최소한 상담자로 있을 때만큼은 가면을 써서라도 앞에서 이끌어가는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갖춰나가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다음으로 경청하는 자세이지요. 자꾸만 상담자가 아닌 조언자로서의 입장에 서게 되는 습관을 고쳐보도록 애를 좀 많이 써야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말하는 기술을 연마해야 되겠군요. 사실, 이 부분에서는 궂이 상담자로서만이 아니더라도 필요했던 부분이라 고쳐보고자 이런 저런 고민도 많이 해보긴 했지만 실제로는 그다지 나아지지 못한 부분이라 좀 걱정부터 앞서기는 합니다. 뭔가 좋은 방법이 없을까.. 좀 더 고민을 해봐야겠군요. 혹시 뭔가 좋은 대안이 있으신 분은 말씀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제가 좀 유머러스한 성격이 못되놔서 말이지요. 부탁 좀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