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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활동

라푼젤 - 고델의 이야기 이 이야기는 라푼젤의 이야기랍니다. 사랑하는 저의 딸의 이야기지요. 라푼젤은 금발의 머리가 밤하늘의 보름달처럼 예쁘게 빛이 나는 사랑스러운 아이였답니다. 아마 제가 이 아이를 만나게 된 것은 마법이 이루어낸 기적이 아닐까 생각이 된답니다. 제 이름은 고델이지요. 믿겨지지 않으실지도 모르지만 제 나이는 수백살이 넘어 저조차도 제가 몇 살이나 되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답니다. 거짓말같다고요? 하지만 사실이랍니다. 제가 이렇게 오랜 세월동안 젊음을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었던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답니다. 옛날 옛적에 한줄기의 빛이 하늘에서 내려왔어요. 태양에서 떨어진 빛이었지요. 이 한줄기의 빛은 땅속에서 자라나 마법의 금빛 꽃(Golden magic flower)이 되었어요. 이 꽃에는 병들고 다친.. 더보기
백서향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백서향은 오늘도 여전히 아름다워 발끝을 들고 사람들 앞에 가슴을 내민다 그 모습에 취해 웃고, 그 향기에 또 취해 웃는 백서향아 아, 백서향아 이른 새벽의 이슬은 아침이면 네가 다시 훔쳐가더니 이렇게 예쁘게 웃고 있구나 [백서향 : 군산군도, 거제도, 북제주에 서식. 우리나라가 원산지. 꽃말 : "향원" "꿈속의 사랑" "백일홍" ] 더보기
我(아) 또닥, 또그닥 단단한 발굽이 바닥을 치는 소리가 좋다 걸을 때마다 발밑에서 시작해서 가슴까지 와 닿는 소리가 좋아 미칠것만 같다 그래서 일부러 더 다리에 힘을 주고 걷는다 또그닥, 또그닥 걸을 때 들려오는 소리가 내가 여기 있네 하고 소리치는 것 같아 기쁘다 지금 들려오는 이 소리가 다름아닌 내 소리라! 또그닥, 탁! 걸음이 멈추면 미친듯이 뛰어대던 가슴도 함께 멈춘다 진중하고 자제하고 억제하고 언제까지나 그래왔던 자신으로 돌아오는 시간 다시 발걸음을 뗄 조금 뒤를 기대하며 숨죽이고 조용히, 고요히.. 더보기
천사병동 와글와글 왁자지껄 기침이 가득한 이곳에도 활기가 넘친다 날개없는 천사님들의 재잘대는 노랫소리도 도란도란 추락한 영혼들의 이야기소리도 듣고만 있어도 그저 신이난다 더보기
추운 그 곳 감귤빛의 여린 입술 사이로 하얀 연기 모락모락 혀 끝에 모닥불이라도 피운 듯 새빨간 코 끝이 간질거린다 바닥 가득 마른 잎 향기 귓볼을 베어무는 세찬 바람에 장난치듯 뒤쫓으며 발 주위를 맴맴 사랑스런 아이가 품에 안길까 좁은 가슴 여미어 시선 피하지 소리죽여 사랑한다 외쳐보아도 전할 데 그지 없고 마음 아파 쥐어보아도 늦은 내 맘 돌아서지 않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