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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티아의 재미난 이야기/영화 감상평

애니메이션 공중그네 [2화]



애니메이션 공중그네 [2화]


 





내담자 : 타구치 테츠야

직업 : 공무원
         구청직원





 






증상 : 음경강직증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PTSD]







음경강직증이란 다른 말로 지속발기증이라고도 불리는 병으로 성적 욕구나 흥분 없이 음경이 지속적으로 고통스럽게 발기되는 증상을 말합니다. 주 증상은 커진 부분이 아프고 감각이 민감해지는 것이라는군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란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하고 난 후에 불안상태가 지속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여기서 외상(Trauma)이란 죽음이나 심각한 신체적 손상을 초래하는 매우 충격적인 사건을 의미하며, 교통사고, 강간, 폭행, 유괴, 살인, 화재, 전쟁, 자연재해 등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이러한 충격적 사건을 직접 경험 내지 목격한 후에 다음과 같은 3가지의 주된 증상을 나타냅니다.

첫번째로는 외상적 사건을 꿈이나, 특정 상황에 따라 착각이나 강렬한 심리적 또는 신체적 고통을 지속적으로 재경험하는 증상입니다.

두번째로는 외상적 사건이나 생각을 회피하거나 정서적으로 무감각해지는 증상입니다. 예를 들어 외상과 관련된 생각이나 대화를 피하고 그와 관련된 장소나 사람을 회피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로 인해 감정이 무뎌지고 타인과의 관계가 소원해지거나 중요한 활동에 대한 흥미가 저하되기도 합니다.

세번째로는 예민한 각성상태가 지속되는 증상입니다. 평소에도 늘 과민하여 쉽게 놀라거나 화를 내고 주의집중을 못하거나 잠을 이루지 못하기도 합니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다음과 같은 증상 중 한가지 이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받게 될 때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진단을 내립니다.

덧붙여서 위와 같은 증상은 일시적으로 사라졌다가 또 다시 나타나고 하는 경우가 있기도 합니다.

 





상담신청 이유 : 음경강직증으로 인해 병원에 찾아왔으나 별다른 방도가 없었고, 신경증적인 요인이 아니냐는 의사의 견해에 따라 상담신청을 하였음






이라부를 찾아온 이번 내담자는 독특하게도 음경강직증이라는 독특한 병명을 가지고 찾아온 구청 직원이었습니다.
(사실 음경강직증은 신경증적 요인으로 발생하는 병이 아니므로 음경강직증에 걸렸을 때는 비뇨기과를 찾아가셔야 됩니다.) 이라부 진료실의 문을 딱! 열자, 특유의 장난스런 고음의 억양으로 "어서오세요~!"로 반겨주는 이라부. 마치 자신을 찾아준 손님이 너무 반가워 어쩔 줄 모르는 아이처럼 잔뜩 들뜬 모습이었습니다.




이번에도 진료실에서 담배를 꺼내무는 마유미 간호사 되시겠습니다. 정말 이 분은 긴장감이라고는 없는 분 같군요. 하하.









심각한 테츠야를 앞에 두고 
"우와~ 진짜 부럽다. 생각만해도 끝내주는데? 내 물건은 요즘 상태가 영 아니거든. 무슨 빨래 널어놓은 것마냥 말이야." 따위의 망언을 해대는 이라부.


게다가 저 할말만 다 하고서는 "일단 주사부터~! 마유미씨~!"를 외치고는 마유미 간호사가 테츠야의 팔에 여느때의 굵직한 주사를 꽂아 넣는 것을 몰입해서 주시합니다. 결국 첫 날에는 별 소득도 없이 "아야야야!"만 외치고 돌아갈 수밖에 없었던 테츠야.




출근을 할 때에도, 업무를 볼 때에도, 퇴근을 할 때에도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허리를 구부정하게 하고 가방으로 아래를 가리고 다닐 수 밖에 없는 테츠야. 그가 받고 있을 심리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어 보입니다.



그가 유일하게 마음 편히 있을 수 있는 곳은 다름아닌 자신의 집. 지난번의 코헤이처럼 이번에 테츠야는 코뿔소의 모습을 하고 있군요. 적절한 케릭터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테츠야는 3년전만 해도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였지요.










그러나 그렇게 사랑하던 아내는 직장 동료와 바람이 나 테츠야에게
"미안해."라는 말만 남기고 떠나버리고 맙니다.










결론적으로 그의 외상은 바람이 나 자신을 떠나버린 무정한 아내로부터 받은 것이었지요.



이야기를 듣고 난 이라부는 예의 나른한 말투로 날카롭게 지적합니다.
"와~ 여자가 정말 심했구만. 왜 가만 있었어? 그냥 한바탕 엎어버리지. 당신이 항상 감정을 속으로 삭히기만 하니까 그 녀석이 대신 폭발하는 건지도 모른다구."



테츠야의 스트레스 원인은 단순히 부인과의 문제만은 아니었습니다. 구청에서는 동료 여직원이 사람 좋은 테츠야에게 부탁을 빙자해 이것 저것 떠맡겼지요. 지금은 형광등을 좀 갈아달라 하는군요.







아시다시피 테츠야의 특정부분은 지금 대단히 화가 난 상태라 아무래도 이러한 작업을 하기에는 에로사항이 많았지요. 하지만 사람 좋은 테츠야는 엉거주춤한 포즈로 결국 애를 씁니다. 저 앙큼한 동료직원은 일만 떠맡겨놓고 점심을 먹으러 가버리네요.


자신의 상태는 좀처럼 호전될 줄을 모르고. 일상 생활엔 지대한 지장을 받고. 상황이 이쯤되자 테츠야는 이라부의 조언에  따라 전 아내를 만나 담판을 지을 생각으로 그녀의 집 앞으로 찾아갑니다.





그러나 막상 그녀가 보이자 용기를 내지 못하고 기둥 뒤로 숨어렸지요.









점점 멀어져가는 그녀를 멍하니 바라보는 테츠야. 그가 나중에 한마디 합니다.
"그녀가 미니 스커트를 입은 건 처음봤어요."







테츠야의 스트레스 상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누가 보아도 화가 날 만한 상황인데도 성격이 상냥하여 남에게 상처주는 것을 못하여 속으로만 삭히는 것이죠. 다음과 같이 직원의 실수로 뜨거운 커피를 뒤집어 썼는데도 불구하고 테츠야는 화를 내지 않습니다.







테츠야는 바보같은 표정으로
"괜찮아요, 정말로 괜찮습니다."
라고 말합니다.



후에 다시한번 용기를 내어 전 아내를 찾아간 테츠야. 그녀와 카페에서 대화를 나눕니다. 사실은 이라부의 조언대로 그녀에게 그의 감정을 내보이고 싶었던 테츠야였지만..


그녀는 정말 행복한 목소리로 뜻밖의 소식을 그에게 전하지요. 헤어지지 않았다면, 그와 그녀 사이에서 있었을 행복한 소식. 다름 아닌 임신 소식이었습니다.





아, 저 뱃속에 3개월 된 아기가 자라고 있겠군요. 왠지 저였더라도 화를 낼 수 없지 않았을까 싶군요.






결국 마음 좋은 테츠야는 그녀에 대한 분노를 훌훌 털어버리고 마음으로부터 그녀를 놓아주기로 합니다.





임신 소식에 그는 허탈한 듯 후련한 듯 복잡미묘하게 웃음을 짓습니다.










그 후에 에필로그를 말씀드리자면 구청에서 여전히 그에게 이것 저것 떠맡기듯 부탁하는 그녀에게 테츠야가 똑부러지게 말합니다.



"안 해줄거야. 네가 직접 하도록 해. 나 앞으로는 그런 일은 안 해줄거야. 못 하는게 아니라 안 하는거야."


자,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결론적으로 테츠야의 음경강직증의 증상은 없어졌답니다. 그의 주 증상은 음경강직증이었지만 이것은 사실 심리적인 요인으로 발생하는 일이 전혀 없다고 하니 그저 그가 내면적으로 화가 나있다는 상징성으로 생각을 하도록 하시면 되실 것 같습니다. 이라부가 테츠야를 치료한 것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기반으로 치료하였다고 보시면 되는 것이지요.

테츠야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의 주 원인은 바람이 나서 떠나버린 아내로부터 받은 정신적 충격이며, 그 외에도 복합적으로 직장 동료들과의 관계와 본인의 감정 표현의 방식, 스트레스를 억누르는 생활 태도로 인한 것으로 보입니다.

결과적으로 이라부의 상담치료는 테츠야가 본인 내면에 감춰진 분노와 직면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으며, 테츠야가 어떠한 식으로든 자신의 감정을 인지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 준 것이지요. 사실 심리적인 측면에서는 이 부분이 정말 중요한 것입니다.

자신이 자신의 감정에 대해 분명하게 알고 있는 상태와 모르고 있는 상태에서의 반응이 확연하게 다르게 나타나기도 합니다. 물론 테츠야의 경우처럼 극단적이지는 않지만 자신이 부정적 감정으로 인해 힘들어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경우 신체화 현상이라 하여 신체적으로 이상이 생기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어깨나, 옆구리, 허리로부터 통증이 온다든가 하는 식으로 말이지요. 여성의 경우에는 생리불순이나, 심한 생리통으로 오기도 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때때로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으며 감정 표현이 서툴더라도 가능하면 감정 표현을 솔직하게 해보려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